그런 날이 있다.
어디론가 멀리 가고 싶을때. 자연에 가까운 곳이 그리워질 때.
워커홀릭인 나조차 일에 버거울때, 가끔 바다가 보고 싶다.
막상 86을 끌고 강원도 동해바다로 가면 그 감동은 그저 10분밖에 가지 않았지.
“아 바다네”
웃긴다. 10분짜리 감동을 즐기러 3시간을 내리 달려오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 바다와 하늘이 끝없이 펼쳐지는 광경은 매번 좋았다.
지금 생각해본다. 이때는 내가 앞만 보고 달려야했기에 풍경을 못 느낀게 아닐까.
지금이라면 어떨까.
찌니가 물어본 적 있다.
“오빠는 왜 집 앞에 벚꽃도 못 알아봐?”
앞만 보고 가서 그런가. 난 벚꽃이 핀지도, 진지도 몰랐다. 진짜.
모르겠다. 이제는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의미로 요즘 바다가 보고 싶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지금 감정으로 바다에 가면 10분 이상 즐길 수 있을까?
아니, 바다 자체를 즐길 수 있을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동해안은 닭강정이 제일 맛있었으니까.
요즘 퇴근 후 청계천을 따라 러닝할때면 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봄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달리면서 청계천을 볼 여유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주변을 일부러 둘러보기도 한다.
음. 좋긴 한 것 같다.
주변을 둘러본다는 의미를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에게도 그런 여유가 조금씩 스며드는 것 같다.
모르겠다 아직은.
여유를 가지면 내가 나태해지는 것 같아서.
그럼에도 요즘 바다가 보고 싶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