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에서 코너로 이어지는 구간의 표지판을 본다.
500m
300m
200m
타이어가 잠기기 직전, 최대의 접지력을 보여주는 구간까지 풀 브레이크.
브레이킹을 조금씩 풀며 정점까지 하중을 끌고간다. 트레일 브레이킹.
정점을 터치하는 그 순간, 브레이크 릴리즈와 동시에 쓰로틀을 열어 깔끔한 마무리.
난 차 자체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진짜 좋아한다면 내 86을 관리했어야 했다.
내 86을 보게된다면.. 과연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관리하는 외관이라고 느낄까?
때국물은 지워지지 않고 울트라레제라 17인치 휠은 긁힌 자국이 난무하다.
난 차를 컨트롤하는 그 감각이 좋은 것 같다.
가속시 타이어 한계까지 차를 몰아붙이는 그 감각
브레이킹시 더 짧은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그 집중력
코너에서 상대를 오버테이크할 때의 그 전율감
이것들이 모이고 모여 나에게 즐거움을 준다.
이 순간 만큼은 내 머리 속의 이성은 비워지고 본능으로 컨트롤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프로레이서와 랩타임이 0.1초 안으로 당겨진 순간
퀄리파잉 마지막랩, 고도의 집중으로 주변소음이 들리지 않는 그 순간
플라잉랩으로 마지막 바퀴를 돌아 완주하는 그 마지막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고, 땀에 젖은 내 얼굴에는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진다.
내게 레이싱게임은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그 어떤 게임도 레이싱게임 만큼의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
내 뇌는 이미 알아버렸다.
이 감각은 최고라는 것을.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오늘도 난 포르쉐 718 GT4와 함께 소노마 레이스웨이를 달린다.
내가 나로 돌아오는 그 순간을, 오늘도 난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