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사고 챌린지 5. 심취와 겸손, 그리고 다음 스텝.

앞서 언급했듯이, 최근의 나는 좀 이상하다.
목적을 잃고 일도 잡히지 않는, 이상하게 허전한 기분.

연휴를 맞이해, 사업으로 성공한 친구를 만나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었다.

친구의 여러 조언과 경험담을 들었지만 가장 크게 느낀건 자의식 해체였다.
친구에게 자의식 해체는 언어로써 정의된 개념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늘 인생에 함께 했던 과정이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두번째 엑시트 했을 때, 미국으로 새로운 도전을 떠날 때.

친구에게는 그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아니, 그러지 않고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각 단계마다 만나는 사람들의 수준, 그리고 그 안에서 본인의 위치를 피부로 느끼는 그 순간.
그들과 대화를 하고 그 공간을 느낄때마다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그 경험들이 자신을 바꾸고, 결국 그들과 같은 위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물론 나는 사업가로서 도달한 영역이 아니다.
그렇지만 친구가 이야기하는 그 장면과 순간이 상당 부분 이해되었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새로운 회사로 이직할 때마다 피부로 느꼈으니까.

마찬가지로, 깨달음을 얻은 후에 갖게 되는 겸손함 역시 전형적인 단계임을 알 수 있었다.
근 한 달간 나는 내 성공에 심취했다.
조금은 우쭐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심취는 곧 겸손으로 변했다.

개인의 성취를 타인의 그것과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나의 성취는 그저 너무나 작은 일련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친구의 이야기로 느낀다.

“그 성취는 네가 이룬게 맞아. 즐길 권한이 있어.”
“하지만 그 이후 단계에 가면, 네가 얼마나 작은지 피부로 느끼게 돼.”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이야기를 듣는 내내 친구의 탁월한 언어 선택, 생각의 깊이에 감탄하며 공감했다.
야키토리 가게의 어두운 구석 자리에서, 나는 20년 넘게 알던 내 친구가 새롭게 느껴졌다.

이 친구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왔구나.
나도 이제야 조금은 그 깊이에 걸치고 있구나.

“그릇은 네가 정하는 거야.”

스스로의 그릇을 가두지 말라는 조언으로 우리의 대화는 마무리되었다.

그릇은 결국 내가 정하는 것이고 경험으로 넓혀가는 것.
내 phase 2.의 고민에 조금은 해답을 얻은 것 같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