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부터 본격적인 성장을 느낀 것 같다. 물론 내 인생이 그렇듯 단 한번도 쉬웠던 적은 없었지만, 끊임없이 내면을 다듬으려 노력한 결과가 조금씩 보이며 작은 성취들을 느낄 수 있었다. 점점 자신감이 차오르니 무언가 더 하고 싶어졌고, 뇌의 선순환을 일으키는 구조가 만들어진 최대 성장의 시기.
30~35살 급속 성장: 네카라쿠배, 삼성LG현대가 아니다. 아니어도 괜찮다. 지금 필요한 것은 특정 필드의 진입과 경험치다. GPU 연구실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필드에서 노련한 IT회사에서 low-level 게이트웨이 개발직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시작 연봉 2700? 충분해. 내 가치가 오르면 연봉은 알아서 오를 테니까.
3년 후, 메이저 증권사로 이직해 죽도록 굴렀다. 정시퇴근은 꿈도 못꾸던 시절. 새벽출근은 기본이며 밤을 새워서라도 장애를 해결해야 했던 순간들. 필요한 단계였다. 내 결핍의 fuel로 난 더 위에 오르리라.
다만, 이 시기에 방심했는지 또 다시 연애에 크게 실패하고 만다. 내 커리어가 아직 부족했을까? 역대 최대의 고통이 내 뇌와 심장을 괴롭혔던 힘든 시간. 왜 하필 지금이었을까. 이제야 조금은 달리는 법을 알 것 같은데. 좀만 더 하면 될 것 같았는데.
다 포기하고 싶었다. 커리어의 발전과는 상반되는 가치하락. 잠을 한숨도 잘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내 뇌는 마치 각성된 것 마냥 피곤함을 모르고 그때의 순간만을 생각했다. 일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난 믿었다. 뇌는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지만 결국 난 이겨내리라는 것을. 이 시련이 내 낮은 자존감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낼 것을. 이렇게 라도 생각해야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오주원의 아트라상의 도움을 받아 난 이겨냈다. 이 과정에서 내 자존감과 삶의 자세를 생각하는 경험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모든 것을 극복 한 뒤인 1년 후, 내 와이프 ‘찌니’를 만났다.
나에게 아트라상은 단순한 사랑의 도구가 아니었다. 인생의 도구로써 내 안에 체화되고 있었다.
36살~ 이후 성장: 표면은 조건의 상승, 본질은 FEP 영역의 밀집도있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이직 결정. 그렇게 중개사로 이직한 나는 내 직업의 정체성을 확고히 만들었다. 수십/수백개의 국내외 금융기관과의 통신 경험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다.
나만의 궤도가 성숙해지고 있었다. 목표했던 연봉을 크게 넘어섰다. 회사에서 나도 모르게 리더가 되었다.
“이게 원래의 나였지”라는 감정을 대단히 오랜만에 느껴본 것 같다.
내 내적프레임(자존감)은 때때로 흔들렸지만, 찌니는 여자친구로서, 와이프로서 나를 안정적으로 잡아줬다. 찌니는 늘 자기가 받기만 했지, 나에게 준 것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난 안다. 네가 옆에 있는것 만으로도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너의 튼튼한 정신에 동기화되는 나를 보면 신기할 정도니까.
그렇게, 나는 내 인생의 phase.1 목표를 모두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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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40살 나의 평일은 이렇게 흐른다.
8시반 출근. FEP 업무.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대응과 차세대 프로젝트가 동시에 돌아간다.
5시 반 정시퇴근. 집에 오면 설거지를 한다. 예전엔 싫어했는데 지금은 그냥 한다. 내가 하면 찌니가 쉰다.
저녁엔 VR헤드셋을 쓴다. 아이레이싱 Porsche 718 GT4로 Sonoma Raceway를 달린다. 코너 진입에서 브레이크를 깊게 밟고, 트레일 브레이킹으로 정점 통과, 탈출에서 부드러운 쓰로틀 전개. 손과 발이 알아서 움직인다. 이 시간동안 내 머리는 비어있다.
주2회 데스런 pt. 작년 교통사고로 허리와 손목, 어깨를 다쳤다. 다시 쌓고 있다. 30살보다 더 건강한 신체. 수치로 근육량이 확인된다.
마지막은 찌니와 함께하는 저녁이다. 오늘은 뭐했어. 기분은 어땠어. 내일은 뭐 하고 싶어. 과거의 내겐 의미없던 질문들. 지금은 알고있는 의미들.
Phase.1을 닫으며 알게 되었다. 그동안 달려오느라 못 느꼈던 기분들이 있다. 정확히는 애써 외면했던, 필요성을 못느꼈던 기분들이겠지.
“너 예전엔 멋있었는데 지금은 별로야.”
12살의 잊을수 없던 그 한마디. 28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별로가 아니다.
나의 Phase.2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알 수 있을 것 같다.